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최진립 장군 묘의 산세(山勢)와 수세(水勢).
만석꾼은 요즘말로 재벌이다. 경주 교동의 최씨 가문이 9대에 걸쳐 만석꾼이 되고, 12대 진사를 배출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최진립(崔震立) 장군의 묘(墓) 힘이 압도적이었다고 본다. 최진립(1568-1636)은 1594년 무과에 급제했으며 병자호란 때 전투 중 순절(殉節)했다. 시호는 정무공(貞武公)이다. 최장군의 묘는 재물과 명예, 권력도 쥐는 부귀권(富貴權) 모두 이룰 수 있는 대명당(大明堂)이다. 매우 드물고 귀한 터다. 두서면과 경주에 있는 선영도 좋기에 어느 정도 권세와 부(富)를 얻을 수는 있으나 재벌이 될 역량은 못된다.
관상처럼 풍수도 동물을 명당에 대입해 해석하는 방식이 전해왔으며 물형(物形≒動物)풍수라 한다. 명당, 혈처를 동물의 특징과 결부시켜 해석하는 방법이다. "엎드린 소"의 와우형(臥牛形), "쥐가 밭으로 내려오는" 노서하전형(老鼠下田形), "금닭이 알을 품는 "금계포란형(金鷄抱卵形) 등이다. 좋은 명당의 비하가 아니다. 인간은 자연계 생물의 한 종으로 시시각각 자연과 접촉하고 있기에 양자는 분리할 수 없다는 천지인 합일사상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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묘 입구에서 본 말(馬)의 형상.
이런 물형풍수로 최진립 장군의 묘를 해석할 수 있다. 명당의 전체적인 형국(形局)은 주마탈안형(走馬脫鞍形) 명당이다. 장군(將軍)이 출전을 앞두고 "말안장을 말 등에서 잠시 내려놓은 형국"이다. 이런 경우는 말과 말안장이 모두 있어야 명당의 조건이 성사된다. 말안장에 해당하는 곳이 혈처(穴處)이고 명당자리다. 산 중턱에 약간 펑퍼짐한 모양으로 된 곳이 말안장으로